가제트 – 해남 리뷰

따뜻한 세상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컨셉트이다. 내 생애 듣도보도 못한 그 누군가를 추모하기 위한 여행을 갔다. 이번 여행에는 우리 하자를 함께 쓰는 이웃인 로드스꼴라 그리고 공간을 함께 공유하지만, 시간대가 달라 잘 만나지 못하는 주말 로드스꼴라가 동참했다. 이번 여행은 죽은 사람을 추모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할 정도로 애도를 많이 하는 여행이었다.

그만큼 세월호가 침몰한 지점인 진도항에서, 고정희의 생가에서 그리고 신항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라는 큰 배가 침몰했다. 많은 학생이 사망했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침몰의 정확한 원일을 알 수 없다. 심지어 국가라는 기관은 이들을 제대로 구조지 못할 만큼 무능한 상태였다.
많은 이들이 이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광화문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매년 집회가 있을 때마다 참석했다. 나는 내가 집회에 참석한 것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과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아니, 믿고 싶었던 것일지로 모른다.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세월호를 위해서 매년 집회에 나가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게 세월호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신항에 도착해, 진도항 등대에 써진 글귀를 봤을 때, 세월호 앞에 섰을 때, 아직도 가족과 많은 학생들을 위해 싸우는 유가족을 봤을 때 나는 나의 참여가 세월호를 위한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참여. 그것은 나를 대변하기 위한 것이었다. 내가 세월호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쁘다는 핑계로 무관심을 합리화했음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내가 행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부정하려 한 것 같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깊게 생각했던 것이 이거다. 핑계거리로 삼으려고 집회에 나가는 건 다른 집회 참여자한테 누를 끼치는 것 같았고, 참여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 여행을 끝으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처럼 집회를 어떤 수단으로서 이용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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