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해남 여행리뷰

해남여행 리뷰

77

나는 해남여행 2번째 날 팀별여행에서 송호 해변에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래는 사구미 해수욕장을 갈려고 했는데 숙소와 거리가 있어서 물에 젖은 채로 버스에 타면 불편할 거 같아서 숙소와 가까운 송호 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송호 해수욕장에 가기 전부터 너무 기대됐다. 송호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바다를 봤을 때 그냥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간 바다이고 오랜만에 하는 물놀이라 더 기분이 좋고 설렜던 거 같다. 빨리 바다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짐만 두고 바로 바다로 향했다. 바다를 향해 걷는데 내가 슬리퍼를 신어서 모래가 슬리퍼 안으로 들어왔다. 모래가 발가락 사이, 발바닥과 슬리퍼 사이, 발 구석구석에 들어왔다. 평소 같았으면 짜증났을만한 상황인데 이번에는 좋았다. 아마도 내 눈앞에 바다가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걸어가다가 슬리퍼를 모래사장 위에 가지런히 놓은 다음에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다시 걸어갔다.

살짝 망설여지긴 했지만 은하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들어갔다. 내가 들어가기 전에 은하가 “바다가 따뜻해!” 라고 해서 ‘바다가 얼마나 따뜻하길래 저 말이 나오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발을 물에 담갔다. 물이 발목까지 왔다. 음…… 따뜻했다. 물의 온도에 대해서 생각하고 가지 않았지만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 온도의 물로 샤워하면 적당할 거 같은 따뜻함이었다. 일단 걸음을 멈추지 않고 물의 흐름을 무시한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물이 시원했다가 따뜻했다 온도가 들쭉 날쭉이였다. 가다가 멈춰서 선미, 은하, 나 이렇게 3명이 동시에 하나, 둘, 셋을 외친 뒤 몸을 물에 담그기로 했다. “하나! 둘! 셋!”

나는 일단 안 들어갔다. 은하와 선미를 봤다. 선미는 물에 몸을 담갔다. 은하를 봤다. 역시. 은하도 그대로였다. 은하와 나는 아이컨택을 하다가 했다. 물이 따뜻해서 생각보다 좋았다.

사실 나는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물 튀기면서 난리 날 줄 알았는데 평화로웠다. 평화롭게 앉아서 얘기를 나눴다. 반신욕하는 기분이었다. 화장실에 갔던 오쭈와 설이 돌아왔다. 갑자기 선미가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좋은 제안이다. 선미가 게임에 대해 설명해줬다. 다리로 걷는게 아니라 팔로 걸어서 목적지까지 최대한 빨리 가는 게임이었다. 게임을 시작했다! 최대한 열심히 팔로 걸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누가 1등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도착했다. 갑작스런 게임이긴 했지만 재밌었다. 게임했던 자세로 바다 수평선 쪽으로 걸어 가봤다. 오 좋았다. 엎드려서 해수면과 눈높이를 맞추고 앞으로 가니깐 물 냄새가 확 났다. 그리고 햇빛에 반사되어서 반짝거리는 물이 바로 눈앞에 있어서 뭔가 기분이 오묘했다. 마치 내가 물고기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고 최대한 물에 몸을 맡기고 힘을 빼고 있으니 내가 물이 된 것만 같았다. 작은 파도가 오면 마치 나도 그 파도에 포함되는 듯 내 몸도 파도와 같이 움직였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 느낌은 잠들기 전 눈을 감고 몸에 힘을 빼면 다시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바다로 들어간 기분을 지닌 채 잠에 들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잠들었다.)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순수하고 아무 생각없이 놀았던 거 같다. 나중에 피곤하긴 했지만 제대로 힐링했던 날이다.

리뷰를 쓰면서 바다에서 놀았던 시간을 다시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하나하나 다 쓰고 싶지만 그럴려면 밤새야 될 거 같아서 일단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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