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은하

카레-은하

이번 해남여행은 로드스꼴라, 주말로드스꼴라와 함께 한 여행이다. 많이 걱정됐었다. 낯을 정말 많이 가리는 내가, 아직 오디세이 죽돌들하고도 다 친해지지 못한 내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4박5일동안 동거동락하며 낯선곳을 함께 누빈다는게 정말 걱정이 많이 됐다. 더군다나 잠깐이나마 친해진 첫 번째 조 뒤로 주말로드스꼴라가 와서 새로운 조로 활동을 한다는 것도 너무 어렵기만했다. 더 한건 두 번째 새로운 조엔 오디세이가 나 한명뿐이였다.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에겐 아직 새로운 사람들하고 만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가보다. 이번여행에서 크게 깨달았다. 두 번째날 조별로 해남 자유여행을 계획해서 이곳저곳 가봤다. 땅끝전망대-점심-송호해변-저녁 이렇게만 보면 정말 간단하고 조촐해 보인다. 우선 땅끝전망대는 모노레일타고 올라갔다. 여행 전 계획을 짤 때 땅끝전망대 모노레일이 굉장히 좋다고 리뷰들을 봐서 기대감이 높았다. 모노레일 그렇다 치고 푸른 바다와 멋진 경치를 한번 더 기대하며 전망대 꼭대기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 딱 내린순간 실웃음만 나왔다. 푸른바다와 멋진경치는 개뿔 회색빛 도화지가 전망대 창문을 가득 채웠다. 아침이라 안개가 자욱해서 보이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 전망대의 하이라이트는 1층 로비다. 밖은 엄청 쪄죽는데 이 로비는 에어컨이 빵빵해서 천국이 따로없다. 우리 조는 아예 전망대 구경은 십분 정도만하고 한두시간동안 아예 로비에서 쉬면서 잤다. 제일 좋았다. 송호해변은 물이 생각보다 많이 따뜻해서 온천같았다. 차가운 곳을 잘 못 들어가는 나는 평소 해수욕 하는걸 크게 선호하지 않았는데 여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 스케줄이 빡빡했다. 진도 팽목항, 미황사, 고정희 추모기행, 목포신항. 시간적 스케줄로 타이트했던게 아니라 심적으로 지치는 여행이었다. 세월호. 기억하고 유가족분들 만나서 이야기듣고 추모하는건 정말 의미있었고 좋은 활동들이었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아직 나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목포신항에 인양되어있는 세월호를 봤을때도 아무생각이 안들었다. 별로 그 배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주변에서 그 배를 보고 우는 친구들이 보였을 때 나는 그게 힘들었다. 이친구들은 어떠한 큰 감정을 느끼고 눈물이 나올만큼의 생각을 하는 것 같이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던 내 모습이 잘못된 것 같았다. 다음부터는 이런 여행은 하고싶지않다. 여행이란 게 배우는 목적도 있겠지만 일상을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거라고 생각한다. 고민도 버리고 오고 걱정도 버리고 와서 그 여행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데 난 그냥 멀리 어떤 곳을 온 것 같았다. 이번에 내가 해남에온 것은 여행이 아니다. 그래도 미황사의 카레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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